‘제39회 LA 한인축제’가 지난 10월 4일(목)부터 7일(일)까지 나흘 동안 올림픽과 노먼디 인근 서울국제공원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한류 열풍이 최고조에 달해 있는 만큼 올해 축제에는 관람객 숫자도 역대 최대 규모였고 타 인종들의 참여도 예년과는 차원이 달랐다. 한국의 맛과 멋을 가득 나눈 ‘2012 LA 한인 축제’는 마지막 날 올림픽 대로를 물들인 퍼레이드를 절정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 축제의 테마는 '세계를 향한 새로운 도전 한류!' 관계자들은 올해 축제가 목표한 대로 한국 전통 문화의 세계화와 음식 문화의 세계화, 체험과 기부를 통한 소통의 장을 실천한 나눔의 장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LA 한인축제재단 정주현 회장은 “매년 LA 한인축제가 우리 민족 문화를 미 주류 사회에 알리는 역할을 해온 만큼 올해 역시 우리의 전통 문화와 음식 문화, 그리고 공연 문화를 세계화하는 축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축제 장소인 서울국제공원은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90여 개 부스가 들어선 농수산물 엑스포에는 한국 특산품을 구입하려는 행렬이 이어졌으며 무대 앞 객석에는 각종 공연을 보러 온 관람객들이 가득했다.
축제 분위기를 달군 전야제는 축제 공식 일정 하루 전날인 3일(수), 막이 올랐다.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LA 윌셔 이벨극장(743 S. Lucerne Blvd.)에서 열린 전야제에서는 한복 패션쇼, 안동 하회별신굿탈놀이, 경북도립국악단 공연 등이 마련됐다.
개막일인 10월 4일(목), 서울 국제공원 인근 올림픽 길에서는 오후 4시부터 길놀이가 펼쳐지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곧 이어 특별무대에서 한복 패션쇼가 진행됐으며 오후 6시 50분부터 같은 장소에서 공식 개막식이 시작됐고 경북도립국악단의 축하 공연이 뒤를 이어 펼쳐졌다.

축제 이튿날인 10월 5일에도 서울 국제공원에서는 다채로운 공연이 계속됐다. 오후 1시30분, 가주 보컬 밴드의 공연을 시작으로 라인 댄스, 재즈콘서트, 라틴밴드 사하마 공연, 키즈아이돌 탤런트 쇼가 계속 이어졌다. 오후 7시에는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2012 K-Pop 노래 및 춤 경연대회’가 열렸다. 올해 대회에서는 소녀시대와 동방신기의 노래를 불러 관중들의 큰 호응을 얻었던 SM Art, 그리고 2NE1의 'I Love You' 영어 버전을 불러 객석을 매료시킨 20대 다 인종 남성 보컬 그룹 ‘Radio For the People’이 열띤 경쟁을 뚫고 각각 1등을 차지했다.

축제 셋째 날인 10월 6일에도 풍성한 볼거리는 계속 됐다. 오후 1시 장수무대를 비롯해 오후 10시까지 풍물놀이, 로봇공연, 독도 및 ‘강남스타일’ 플래시몹, 경기민요, 진 발레단 공연, 다 인종 전통공연 등이 계속 됐다. 이날 ‘강남스타일’ 플래시몹 행사에 참가한 특별 게스트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리틀 싸이'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황민우군. 황군은 흰색 무대 의상을 입고 '리틀 강남스타일'로 앙증맞은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축제 마지막 날인 10월 7일(일)에는 비보이 댄스베틀과 태권도 시범 등이 펼쳐졌다. 특히 저녁 8시 20분부터는 경기도립무용단의 세계적인 공연 태권무무 ‘달하’가 열려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태권무무 ‘달하’는 태권도, 선무도, 태껸 등 한국 고유 전통무예와 한국 전통 춤이 어우러진 한국의 대표적 문화 공연이다.
한편 올 축제의 부스에는 경상북도가 마련한 대형 독도 홍보관이 들어서 독도 영상을 상영하는가 하면, 독도에 관련된 퀴즈를 맞추는 이들에게 기념품을 나눠주기도 했다. 또한 권용섭 화백이 주관한 독도 그림 따라 그리기 및 티셔츠 사인회도 마련됐고 2세 학생들이 꾸민 독도 플래시몹 공연도 펼쳐졌다. 경상북도는 축제 기간 중 추첨행사를 통해 관람객 3명에게 독도와 울릉도를 직접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계획이다.
동포 2세대 자녀들을 위한 키즈 파빌리온도 눈길을 끌었다. 부모와 축제 현장을 방문한 어린이들은 키즈 파빌리온에서 한국 민속놀이, 한복 체험, 종이 접기, 떡메치기 등을 직접 경험했다. 여수 엑스포에서 화제를 모았던 인간 로봇 찰리도 등장했다. 찰리는 5피트 신장으로 영어와 한국어 의사소통이 가능한 로봇이다.

아울러 축제에는 올해 처음으로 UN 산하 아동구호단체인 '유니세프'가 부스를 설치하고 ‘사랑의 동전' 캠페인을 벌였다. 올해 축제재단의 모토인 '나눔'을 몸소 실천하는 구체적인 이벤트에 참가한 동포들은 주머니를 열어 정성을 모으며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한국 특산품 농수산 엑스포 코너. 예년보다 다양하고 새롭고 알찬 상품들을 선보이며 이제 명실공히 한인축제의 꽃으로 자리 잡았다. 2년 새 38개나 부스가 증가해 올해의 부스는 총 90여 개로 역대 최대였다. 참가한 단체도 한국의 8도 14개 시, 군, 도를 포함한다.
경상남도 특산품 부스에는 버섯으로 만든 쿠키 크래커를 비롯해 고추 연근 우엉 부각 죽로차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 그 외에도 과메기, 참기름, 멍게, 굴비, 배, 복분자차 등 100가지가 넘는 특산품을 판매했는데 축제가 끝나기도 전에 품절돼 문을 닫았을 만큼 반응은 뜨거웠다. 이번 농산물 엑스포로 인해 각 지자체는 LA를 미국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미국인 입맛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을 결정할 만큼 커다란 자신감을 얻었다.
또한 올해는 한국 공산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공산품 부스만 30개나 들어섰다. 중소기업 유통 센터와 한국관광명품협회 등이 참가한 공산품 엑스포에서는 샤워용품, 의류 및 양말, 등산용품, 실리콘 칫솔 등을 판매했다.
한층 진화된 음식부스에는 계속해서 몰려드는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장터에서는 떡볶이, 순대, 튀김, 파전, 불고기, 팥빙수, 떡 등 푸짐한 한국의 먹을거리를 맛 볼 수 있었다. 한류의 인기몰이로 한식에 대한 관심도 늘어난 덕인지 타 인종들도 꽤 북적댔다. 처음으로 한인축제를 찾았다는 한 유태인은 “먹거리 부스에서 본 돼지불고기가 너무 맛있어 보였지만 난 전통 식사법을 지키는 유태인이라 먹을 수가 없었다. 그냥 냄새로 만족해야 한다”며 발길을 돌렸다. 그가 대신 선택한 메뉴는 세계적인 건강식으로 널리 알려진 비빔밥이다.
한편 LA를 방문 중인 도동환 LA 한인축제재단 한국 후원회장은 “축제 현장이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붐볐고 농수산물 엑스포의 물건들은 금방 동났다. LA 한인축제는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 내년 축제 때는 아낌없는 후원을 할 것이다. 뉴욕과 LA 지역 한인축제가 발전과 비례해 국력도 신장한다. 또 한인축제는 2세 자녀들에게 한민족으로서의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행사”라며 만족감과 기대감을 표현했다.
축제의 꽃, ‘코리안 퍼레이드’는 한인타운을 자부심으로 채웠으며 열정, 번영, 화합으로 아우른 행사였다. 코리안 퍼레이드는 축제 마지막 날 오후 3시부터 2시간이 넘도록 한인타운의 중심인 올림픽 가에서 사상 최대 인파가 몰린 가운데 화려하게 펼쳐졌다. 한인들은 물론, LA 시민 및 남가주 인근 지역 주민 수만 명이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몰려들면서 올림픽 거리는 태극기와 성조기로 넘실댔다.
이날 행진에는 한국과 미국의 정치인 등 주요 인사 100여명, 각 커뮤니티의 마칭 밴드, 꽃차 등 총 2,000여 명의 장대한 행렬이 올림픽 가를 뒤덮으며 LA 한인사회의 위상을 과시했다. 올해 코리안 퍼레이드에는 잰 페리, 탐 라본지 LA 시의원, 카멘 트루타니치 LA시 검사장, 티나 니에토 올림픽경찰서장, 에밀 맥 LA 소방국 부국장 등 주류사회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대거 참여했으며, 코리안 퍼레이드 그랜드 마셜로 나선 부산광역시 국제자매도시위원회 왕상은 위원장 외 한국에서 온 축하사절단도 오픈카에 올라 LA 한인들 및 주민들과 교류를 나누며, 한인사회의 저력을 과시했다.
퍼레이드는 한국과 미국 국기 행렬에 이어 대한민국 해군 군악대와 의장대가 등장해 멋진 묘기로 큰 박수갈채를 받으며 대한민국의 기상을 자랑했다. 이어 한인 타운의 대표적 기업들, 그리고 LA의 자매도시인 부산광역시의 화려하게 장식된 꽃차들이 등장하며 아름다움을 뽐냈다. 또 내년 3월 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잰 페리 시의원, 그리고 한인들과 친숙한 탐 라본지 시의원 등 주류사회 정치인들도 참석했다. 특히 LA 한인타운을 관할 구인 올림픽경찰서의 티나 니에토 서장은 퍼레이드에서 말춤을 보여주기도 했다. 니에토 서장의 춤 동작은 능숙했지만 ‘갱남스타일’이라는 미국식 발음으로 주민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 외 퍼레이드에 참여한 주류 정치인들은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를 연발하며 주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축제재단 정주현 회장은 “동포들의 성원 덕에 지난해보다 관람객 수가 20~30% 증가했다”면서 “이제 LA 한인축제는 한인들의 화합의 장을 넘어서 타인종들과도 함께하는 LA 대표 축제로 거듭났다”고 감격을 표현했다.
2012년 한인축제는 LA 한인사회의 위상과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과시하고 한인타운이 진정한 다인종·다문화 사회의 중심이자 한미 교류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음을 만방에 과시한 ‘글로벌 축제’였다. 또한 여러 문화권 주민들이 참석, 인종과 커뮤니티를 뛰어넘어 다 같이 즐기는 LA의 대표적 문화 축제로 자리매김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