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이면 헝가리 국립영화관 우라니아 (URÁNIA NEMZETI FILMSZÍNHÁZ) 는 대규모 <한국 영화제>로 분주하다. 5일 간에 걸친 <2015 한국영화 페스티벌>은 현지 반응과 관객 기록은 헝가리에서의 한국 영화의 인지도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척도이다. 해마다 발전을 거듭하는 헝가리 <한국영화 페스티벌>은 올 해 부다페스트를 포함한 헝가리 국내 4개 도시에서 유치되었다.
총 6곳의 상영관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되었으며, 2014년 2개 도시의 3개 상영관에서 열린 예년 동행사와 비교하면 규모가 두 배로 증가한 셈이다. 올해에는 수도 부다페스트를 비롯, 제2의 도시 데브레첸, 제3의 도시로 꼽히는 남부 세게드, 유럽 문화도시로 선정된 바 있는 페치에서 개최되었다. 헝가리 영화예술 역사와 전통의 산실인 우라니아 국립영화관에서는 총 10편의 다양한 장르의 한국영화가 관객을 맞이했다. 상영작은 <해적 : 바다로 간 산적>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도둑들>, <7번 방의 선물>, <수상한 그녀>, <도희야>, <신세계>, <최종병기 활>, <방황하는 칼날>, <신의 한 수>. 개막작인 <해적 : 바다로 간 산적> 은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며, 헝가리 관객에게 가장 사랑받은 인기작으로는 <수상한 그녀>가 꼽혔다.

<부다페스트 우라니아 국립영화관에서 대기 중인 헝가리 현지관객들 - 출처: 주헝가리 한국문화원>
주요 상영관인 우라니아 국립영화관 외에 부다페스트 시내에서는 소규모 상영을 위한 공간도 마련되었다. 시네마 슈가르 (Sugar Mozi) 에서는 장편 픽션 영화와 더불어 <마당을 나온 암탉> 과 같은 애니메이션으로 새로운 관객층의 이목을 끌었다. 적은 객석 규모에도 약 120 명의 관객이 상영관을 찾는 등 평균 100명 가량의 관객들이 꾸준히 영화관을 찾아 소규모 상영행사를 즐겼다. 또한 영화제의 공식 웹사이트 (http://www.koreaifilm.hu ) 의 방문자수는 약 55,000명을 기록하여 헝가리인들의 한국영화 페스티벌에 대한 관심을 실감케 했다.
국립영화관에서 상영되는 다른 문화권의 영화들이 '스페인 영화주간' '루마니아 영화주간' 처럼 한 주간 새로운 문화권의 영화를 상영한다는 뜻에서 필름 위크 (Flim Week) 라는 명칭을 붙이는 것에 반해, <한국영화 페스티벌>은 하나의 영화제로서 손색없이 발전해나간 것이 특이점이다. 고전영화부터 애니메이션, 블럭버스터까지 다양한 장르가 소개된 본 행사에는 한국문화에 이미 익숙한 한류팬이 중심이 되는 다른 이벤트와는 달리 현지 영화 매니아, 대학생 및 문화예술 향유층, 10대 부터 노년층까지 아우르는 여러 세대와 지역주민이 동시에 찾아 세대와 성별에 따른 다양한 현지 관객들의 구미를 보여준다. 가령 30-40 대 여성이 주요 관객층이었다면, 10대 관객은 한류스타 김수현이 공연한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보기 위해 몰렸고, 현지 영화 매니아들은 예술영화와 애니메이션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도 놓치지 않았다.
상영 스텝으로 참여한 헝가리인 에스더 마튼 (Eszter Marton)은 예상치 못한 헝가리 관객들의 반응에 대해 “소수의 관객들만 찾을 것이라고 예상한 <자유부인>과 같은 고전영화에 만석 가까운 관객이 찾아서 깜짝 놀랐다. 더불어 상영이 끝난 후에는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다.' 라며 예상치 못한 헝가리 관객들의 반응에 놀라워했다. 또한, '지금껏 문화원 상영을 늘 찾아오던 익숙한 얼굴들 외에 새로운 관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며, 영화제의 준비과정을 함께한 현지 자문위원단 역시 매해 거듭되는 <한국영화 페스티벌>로 헝가리에서의 한국영화의 입지는 더욱 견고해 질것이라는 데에 긍정적인 의견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