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대회 방식이 진화하고 있다. 한국어 실력 우열을 가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국어 학습 열풍에 따라 학습자들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최고급 한국어를 구사하는 정도의 실력을 갖춘 학생들의 경우 실력이 막상막하이다. 발음이 얼마나 정확한지, 일상 대화를 얼마나 잘 따라 읽는지,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는지, 질문을 던졌을 때 그 질문을 순발력 있게 파악하고 대답하는지 등 모든 부분이 평가에 들어간다. 특히 세종학당재단이 매년 전 세계 세종학당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한국어 말하기 대회> 최종 선발자를 뽑는 대회의 경우 심사위원들은 초긴장 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세종학당 재단이 주최한 <2014년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 1위를 차지한 모스크바 세종학당은 21일 학당에서 <제8회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실시했다. 대회 본선 진출자 다섯 명은 개인 교습이 실시되며 22일부터 한국어 말하기를 위한 ‘지옥훈련’에 들어갔다. 모스크바 세종학당은 수준별로 총 15개 반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초급과정(1-1, 1-2) 4학급이며 중급과정(2-1, 2-2) 5학급, 고급반(3-1, 3-2) 2학급, 최상위반(4) 1학급, 어린이반이 3학급이다. 1,000명 이상이 수학하고 있는데 21일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는 298명이 참가했다.
<21일 모스크바세종학당은 제8회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개최했다. 행사가 열린 날 강당은 무척 붐볐다.
30여 평 남짓한 강당 사이사이 수준별로 말하기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많은 학생들의 실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21일 대회가 열린 날 강당은 무척 붐볐다. 30여 평 남짓한 강당 사이사이 수준별로 말하기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수준별 말하기 대회는 정규 교사들이 맡고 세종학당재단이 주최하는 한국어말하기 대회 본선 진출자들을 뽑는 최종전은 공정성과 형평성을 더하기 위해 10명을 선발해 정규 교사들과 대외 인사들이 맡는다. 또한 보조강사들 가운데 20여명 이상이 행사 진행을 돕는다.
올해의 경우 박현봉 주러 한국문화원 원장과 LG 러시아법인 정용재 상무와 하준수 모스크바 KBS 특파원 등이 특별 심사위원을 맡았다. 예선전의 경우 초,중,고 최상위반 그룹은 각각 심사위원들 앞에서 사전에 준비한 텍스트로 테스트를 본다. 텍스트는 교과서와 모스크바 세종학당이 자체 개발한 콘텐츠들이다. 그룹 수준에 맞는 간단한 질문에 수험생들은 답변을 하고 심사위원들은 얼마나 정확하게 질문을 이해했는지와 발음, 억양, 강세 등을 평가한다. 평가 결과는 바로 전산망을 통해 메인 컴퓨터에 점수가 입력된다. 16시에 시작한 대회 예선전은 18시 30분이 넘어서야 끝났다. 이 시각 테스트를 보기 위해 줄을 선 학생들은 공책에 요약한 내용을 외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긴장한 탓인지 심사위원의 질문을 이해했음에도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등 모든 언어영역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테스트할 것인지에 대해 학당 관계자들의 노하우를 엿볼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LG전자 러시아법인은 모스크바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 공식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모스크바 내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등 한국 대기업들은 이곳 모스크바 세종학당에 수업에 필요한
스크린이나 모니터, 컴퓨터 등을 기증하고 있다.>

<300여 명의 참가자 가운데 선발된 5명의 학생들은 본선에 이어
‘2015년 세종학당재단 한국어 말하기 대회’ 참가를 위해 개인 교습을 하는 등 훈련에 들어간다>
문법과 듣기 말하기는 질의응답을 통해 평가된다. 답변을 통해 듣기와 말하기 수준이 평가되는데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부분은 문법과 발음, 억양이다. 어법에 맞지 않게 대답한다거나 발음이 정확하지 않으면 탈락이다. 이렇게 각 수준별로 테스트 한 점수 결과는 교무실에 있는 중앙 컴퓨터에 실시간 저장된다. 이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 10명에 대한 집단 심층 면접이 실시된다. 심사위원은 10명이며 예선 통과자들 가운데 수준별로 다른 항목의 시험 문제가 출제된다.
초중급의 경우 ‘듣고 따라 읽기’, 와 제시된 단어를 활용해 문장을 만들고 읽는 것이다. ‘듣고 따라하기’의 경우 이런 예제가 주어진다. ‘그럼 고려시대에는 사람들이 글을 어떻게 썼대?’, ‘주로 중국 글자인 한자를 썼지.’ ‘그렇게 될 수도 있고 그 반대로 서로 힘들게 하며 살수도 있지.’ ‘인생이 다 그런거지 뭐. 그러니까 서로 노력하며 사는 거 아니야?’ 한국인인 통신원도 한번 듣고 따라 하기 쉽지 않은 이런 대화형 문장들을 현지인들이 또박또박 따라 읽었다. 학당 측에서 만든 이 예제들은 외국인들이 가장 어려워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사용 빈도수가 높은 어법을 뽑아내 만들었다. 문법을 잘 안다 하더라도 장시간 훈련하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는 문장들이었다.
고급반의 경우 학기에 진행했던 5개 정도의 작문 가운데 제비뽑기로 선택한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발표한다. 이어 심층 면접을 실시한다. 대략 300여 명의 참가자 가운데 선발된 10명의 학생들은 모두 수준급 실력을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뽑힌 5명의 학생들이 가진 강점은 다양했다. 발음은 좋지 않지만 작문을 발표할 때 아주 풍부한 내용을 소개한 친구, 이야기에 호소력이 있는 친구, “그래 언제 밥이나 한번 먹자”라는 한국 사람들이 아주 쉽게 건네는 인사를 약속으로 믿는 러시아 사람들 간의 문화적 차이를 소개한 친구가 후한 점수를 받았다. 예선에서 선발된 5명의 학생들은 한국에서 열리는 세종학당재단 최종전을 위해 일정 기간 동안 개인 교습이 이뤄지는 등 훈련에 들어간다.
주러 한국문화원 박현봉 원장은 “한국어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담긴 한국어 대회였다”며 “대한민국 정부도 여러분의 꿈을 실현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의 공식 스폰서인 LG전자 정용재 상무는 “오늘 대회를 보며 학생들의 실력에 상당히 놀랬다. 언어를 배우는 것은 그 나라의 모든 것을 배우는 것이다”며 “한국어를 배워서 한국과 러시아 발전에 이바지하는 인재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