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식 세계화에 있어 모스크바 외식 인프라 현황과 과제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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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5-11-16

한식 세계화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한류 콘텐츠 확장과 관계가 깊다. 세계 속의 한국이란 표어에 걸맞은 국가 정책이다. 한식 세계화 산업을 국내 식품 산업 성장 동력을 이끈다는 취지다. 한식 세계화 추진을 위한 민관 합동 한식정책협의회가 출범하고 한식과 한식 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도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음식관광 코스화 'K-food 로드 '개발, '팔도음식지리지' 구축도 추진하려 한다.

   
한류 팬들에게 한국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10명 가운데 3명은 음식을 꼽는다. 그리고 대중매체를 통해 본 한국의 ‘길거리 음식’은 단연 관광 인기 품목이다. 어디서나 맛볼 수 있으며 값이 싸다는 장점이 있다. 한류 팬들의 나이를 생각했을 때 비싼 음식점보다 값싸게 먹을 수 있으며 걷고 또 걷느라 허기진 배를 채우는 데 안성맞춤이다. 한국을 여행 중인 모스크바 친구들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해 올리는 사진들 가운데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길거리 음식이다. 왜일까? 무엇보다 길거리에서 음식을 팔고 먹는 문화가 러시아인들에게 낯설다. 외식업이 발달하지 않은 곳에서 사는 이들에게 이 저잣거리는 마치 요지경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매우 흥미롭다.

 
길거리 음식 문화는 외식업이 발달한 동남아나 일본, 중국, 한국 등 자영업이나 소상 공업 종사자들이 많은 나라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외식산업에 있어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이들 아시아 국가의 경우와 달리 러시아는 외식 인구 비율이 현저히 낮다. 수익 창출을 위한 외식 인프라와 시장성이 없어서 한국의 식품 대기업들도 진출을 꺼린다. 그렇다면 한식 세계화에 있어 선결 과제는 무엇일까? 국가마다 제각각인 현지 외식 인프라 상황을 전반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모스크바 현지인들 한식 어디서 접하나

 
모스크바 현지인들이 한식을 접하는 경로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러시아 한국 공관에서 주최하는 행사에서다. 외교적 성격의 행사에서 초청 인사들은 한식을 맛본다. 이 밖에도 한국 문화원에서 열리는 한식 강좌나 세종학당에서 한국어 학습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개최하는 한국 음식 만들기 체험 행사에서다. 이와 달리 일반인들은 주로 한식 레스토랑에서 한식을 맛본다. 모스크바에서 한식 레스토랑이 문을 연 것은 1990년대 초반이다. 이후 10곳 이상이 문을 열었고 최근 일 년 사이 세 군데가 새로 오픈했다. 1년 사이에 3곳의 한식 레스토랑이 잇따라 개점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한식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한식 레스토랑은 어디 있을까? 모스크바국립대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콜스톤 호텔이 있다. 현지인과 관광객, 한국 기업과 공관 주재원 등 모스크바에 사는 한국인들이 주로 이곳을 애용한다. 이곳에 5개의 한국 레스토랑이 있다. 상호는 ‘스시코’, ‘신라’, ‘한강’, ‘데리야키’, ‘서울’이다. 최근 ‘스시코’는 러시아 경기 불황 여파로 문을 닫았다. 이들 레스토랑은 주로 한국인을 고객으로 삼고 있지만, 러시아인들도 종종 이곳에서 한식을 맛본다. 또, 모스크바 중심 월드트레이드 센터에는 ‘유정’이라는 상호의 레스토랑이 있으며 지난겨울 한국 맥주 브랜드인 ‘진로하이트’에서 이름을 딴 ‘하이트’라는 음식점이 개점했다. 이들 식당은 한국인들이 운영한다. 또 작년 ‘김치’라는 이름의 한식 레스토랑이 2개 개업했다. 모스크바 남부 지하철 유고자파트나야와 모스크바 주요 대학 밀집 지역, 살류트 호텔 등지에는 ‘자스민’, ‘명가’, ‘삼미’ 등 한식 레스토랑이 있다.
 
 
 

<모스크바에는 총 13개의 한식 레스토랑이 영업 중이다. 최근 일 년 사이 한식 레스토랑 3곳이 신규 개점했다.
사진은 한식 레스토랑 ‘김치’와 ‘하이트’ - 출처 : http://gotonight.ru/ih800/catalog/places2/656_hitebbq.JPG>
 
이밖에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멀지 않은 곳 프룬젠스카야 강변도로에 있는 ‘백학’은 편리한 입지 덕분에 현지인들의 방문이 잦은 곳이다. 백학은 1998년 오픈했으며 고려인이 운영한다. 가수 싸이가 공연차 모스크바를 찾았을 때 방문한 적이 있으며 싸이와 찍은 사진으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여기에 북한 식당인 ‘고려 식당’까지 총 13개의 한식 레스토랑이 있는 셈이다.
 
▲현지인들 한국 식료품은 어디서 살까?

 
2007년까지만 해도 중국인이나 베트남 등 아시아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시장이 있었지만, 모스크바 시 정부 방침에 따라 공식적으로는 아시아 시장은 모두 철거됐다. 당시 한식 레스토랑 운영자들도 이곳 시장을 주로 애용했지만, 현재 식자재는 모스크바 하이트 진로 현지 법인이나 CJ 등을 통해 직수입한 재료들을 사용한다. 한국 식료품 가게는 하이트진로 러시아 법인이 운영하는 한국 식품점과 콜스톤 호텔, 자스민이 운영하는 식료품점 등 5곳이 있다. 이곳에서는 고추장, 된장을 새우젓, 진간장을 비롯해 고춧가루, 겨잣가루 등 다양한 식료품을 팔고 있는데 채소를 제외하면 한국 음식을 만드는 데 필요한 대부분 식자재를 이곳에서 구매할 수 있다. 식료품 가게 가운데 한식 레스토랑 관계자들이나 현지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하이로 진로 법인이 운영하는 한국 식료품점이다. 중국이나 일본처럼 한국의 식품 기업이 일찍이 진출해 큰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모스크바의 경우 러시아 현지 법인으로 활동하는 식품 기업은 주식회사 팔도(한국야쿠르트)와 오리온, CJ 제일제당, 오뚜기, 롯데 등 많지 않다. 

 

 

<한국 식료품 가게는 하이트진로 러시아 법인이 운영하는 한국 식품점과 콜스톤 호텔, 자스민이 운영하는 식료품점 등 5곳이 있다. - 출처 :
http://www.nhkimchi.com/web/product/extra/big/breed74_17_2.jpg>
 

한식 세계화는 말 그대로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시장 진출이 비교적 쉬운 아시아 지역을 한식 세계화 대상으로 한정 지어서도 안 된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러시아에 진출해 안정적인 시장을 확보한 일본의 외식 세계화 비결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한식 세계화 선결 과제는 보편화된 한식 품목을 선정하고 이를 프랜차이즈화하는 것이다. 일본 요리하면 전 세계인들은 백이면 백 ‘스시’를 떠올린다. 이런 대표성을 가진 음식이 한국엔 아직 없다. 안타깝게도 ‘김치’는 가장 대표적인 한국 전통 음식이지만 가장 보편적이지 않은 음식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김치’에 보편성을 가미하고 여기에 불고기 같은 육류를 곁들인 샐러드를 개발한다면 대표성과 대중성을 아우르는 한국 음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가장 한국적인 매운맛을 버리고 현지인들의 입맛을 가미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단연 으뜸인 것은 ‘백김치’가 아닐까?

 
외국인들에게 알려진 김치는 고춧가루가 듬뿍 묻어있는 배추김치다. 김치의 종류가 다양하며 ‘하얀’ 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러시아인은 많지 않다. 러시아인들은 이 빨간 김치 먹기를 거의 ‘두려워’ 한다. 가끔 언론이나 TV에서 한류를 소개할 때 한국의 붉은 배추김치를 맛있게 먹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은 한류 팬들이다. 보통 현지인들의 경우 몇 번 권하면 못 이기는 척 맛을 보지만 이후 쳐다보지도 않는 게 한국 음식이 김치다. 그렇지만 백김치는 다르다. 통신원이 백김치를 좋아해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종종 부탁할 때가 있다. 가끔 현지인들을 집에 초대했을 때 백김치를 대접하면 잘 먹는다. 특히 고기에 곁들여 먹기 적합하다. 이유는 맵지 않으며 러시아인들에게 익숙한 시고 짠맛 때문이다.

 

 

<러시아에는 김치와 비슷한 음식들이 있다. 특히 크바쉬나야 카푸스타(Квашеная капуста)는 미멸균 발효제품은 아니지만,
모양도 맛도 비슷하다. - 출처: https://yandex.ru/images/>
  
러시아에는 김치와 비슷한 음식들이 있다. 특히 크바쉬나야 카푸스타(Квашеная капуста)는 미멸균 발효제품은 아니지만 모양도 맛도 비슷하다. 또한, 러시아에는 고려인들을 통해 들어온 러시아식 김치인 ‘한국식 당근채(Корейская морковь)’도 있다.  ‘한국식 당근채’는 신선한 당근을 얇게 썰어 마늘, 고수, 후추, 식초, 설탕, 식용유로 만든 달착지근한 양념에 버무려 만든 것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RBTH Asia 기고문에서 “러시아에서 한국 요리는 진짜가 아니었기 때문에 인기를 끌었다. 한국 전통 요리는 러시아 현지인들의 입맛과 상황에 맞게 개량됐다. 그 결과로 나온 음식이 한국 요리인지 아닌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그럼에도 구소련 지역의 수백 만 고객들은 이 음식을 즐겨 먹고 있다.” 지적했다.

 
현지화가 관건이라는 점은 누구나 안다. 문제는 현지화한 음식을 어떻게 프랜차이즈로 브랜드화고 이를 패스트푸드 형태로 만드냐는 것이다. 다양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미국 굴지의 외식 업체들은 대부분 패스트푸드다. 모스크바에서 점점 확장세를 보이고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인 마루카메 우동(MARUKAME UDON)도 패스트푸드화된 일본 음식의 전형이다. 한국의 길거리 음식이 가진 패스트푸드의 가능성을 한식 세계화에 접목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