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1일 세계 최고 피아노 콩쿠르인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둔 조성진(21)이 폴란드 각종 언론 매체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폴란드의 자랑 피아노의 시인 쇼팽을 기념하는 목적으로 시작되었고 폴란드 최대 문화 행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쇼팽 콩쿠르의 위상을 생각할 때 콩쿠르 우승자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각별할 수밖에 없다.
<쇼팽 콩쿠르 입상자 갈라 콘서트>가 10월 21일에서 23일까지 바르샤바에서 열린 이후 10월 25일 브로추아프, 10월 30일 카토비체에서 연이어 개최되었다. 10월 21일 안드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부부가 참석한 갈라 콘서트에서 조성진은 앵콜곡으로 폴란드의 영광과 전통을 상징하는 폴로네이즈 As-dur op. 53을 열정적으로 연주하여 폴란드 청중들의 환호와 기립 박수를 받았다.
일간지 «지엔느닉 자호드니»보도에 의하면 카토비체 공연은 공연전 이미 전석 매진이 되어 표를 구입하지 못한 사람들은 «폴스키에 라디오» 제2방송 라디오 중계를 듣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11월 6일에는 조성진의 쇼팽 콩쿠르 3차 예선 곡 중 일부가 수록된 CD가 도이체 그라모폰을 통해 발매된다.

<조성진 카토비체 연주회 소식 – 출처: 지엔느닉 자호드니>

<조성진 브로추아프 연주회 소식 – 출처: 나쉐 미아스토>
<조성진 인터뷰 – 출처: 가제타 브보르차>
<조성진 인터뷰 – 출처: 포털 컬쳐>
이를 통해 한국 뿐 아니라 폴란드에서도 집중 관심을 받고 있는 조성진의 음악이 더욱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서게 되었다. 조성진 신드롬은 폴란드 일간지뿐 아니라 라디오, TV에서도 날마다 조성진 연주회나 인터뷰 소식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10월 24일 폴란드 주요 일간지 «가제타 브보르차»에 실린 조성진과의 인터뷰 전문 번역이다.
Q.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긴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는가?
아직 우승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 1차, 2차, 3차 예선 모두 너무 긴장해서 어떻게 연주했는지 기억이 안난다. 유튜브를 봐야 하는데 아직 볼 시간이 없다. 날마다 연습과 갈라 콘서트, 콩쿠르 연주 CD를 발매할 도이체 그라모폰 대표와의 약속 때문에 바쁘다.
Q. 쇼팽이 피아노 협주곡 e-moll을 작곡했을 때와 거의 같은 연배다.
쇼팽이 두살 더 어렸다. 이곡엔 깨끗함, 밝음, 낙관주의가 들어있다. 브람스와 같은 센티멘탈리즘이나 멜랑콜리가 없다. 전기 낭만주의 작품이다. 모든 것이 손가락 아래에 있다. 피아노 협주곡은 스트레스 받지 않고 연주를 잘했다.
Q. 콩쿠르를 위해 심리적으로 어떻게 준비했나?
어떻게 심리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연주전에 긴장을 덜기 위해 초콜릿을 조금 먹었다. 연주 후에는 나를 위해 시간을 보냈다. 폴란드 음식을 먹으러 나가거나 호텔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잠을 잤다. 폴란드 음식 골론카와 버섯이나 시금치가 든 피에로기가 맛있었다.
Q. 언제부터 유럽에 살고 있나?
3년 전부터 파리에 살고 있다. 유럽이 내가 직업으로 결정한 음악의 본고장이기 때문에 이곳에 오고 싶었다. 음악의 원천에 가까이 있고 싶다. 어려서 피아노를 시작했을 때 프랑스 사람이거나 독일 사람같은 유럽 사람이 되면 어떨까 꿈꾸었다. 파리는 나에게 있어서 유럽 문화의 요충지이다. 파리는 콘서트 오퍼가 무척 많다. 그래서 많이 듣고 박물관들을 둘러보고 있다. 에펠탑 근처에 살고 있어 산책을 간다. 프랑스가 내게는 쉬운 언어가 아니지만 배우고 있다. 유럽을 배우기 위해 항상 애쓰고 있다. 바르샤바에 있던 쇼팽이 파리로 이주한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파리에서 쇼팽의 흔적을 찾아 더듬고 있다. 그가 살았던 곳과 무덤도 가끔 가 본다.
Q. 그것이 연주에 도움이 되는가?
어느 정도는 그렇다. 그에 대해 많이 읽는다. 특히 그의 제자들의 기록을 보면 쇼팽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유머 감각이 어땠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두려워했는지 알 수 있다.
Q. 쇼팽 곡 중 폴란드 춤곡과 리듬은 어떤가? 크라코비악, 오베렉, 마주르 등. 프랑스인들은 잘 모른다.
2년 전에 크라쿠프에서 리싸이틀을 가졌다. 그 때 누군가가 크라코비악을 어떻게 추는지 보여 주었다. 쇼팽의 마주르카 리듬과 시적인 분위기는 폴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이그나츠 프리드만의 연주를 듣고 배웠다.
Q. 그는 크라코프 출신이다.
몰랐다. 그래서 마주르카를 잘 이해했나보다. 쇼팽곡 중 가장 어렵다. 적어도 내게는.
Q. 무엇이 또 어려운가?
다양한 많은 얼굴들, 반대되는 느낌들. 피아노 협주곡 e-moll은 낙관주의로 가득하다. 그러나 소나타 b-moll은 장송 행진곡이 테마라고 할 수 있다. 극과 극이었다. 다음으로 24개의 프렐류드 op. 28은 지난해부터 준비했는데 또 다른 세계다. 모든 곡들이 다른 감정과 다른 색채를 갖고 있다.
Q. 문화의 차이가 많은가?
아시아에서는 유럽보다 모든 것이 빨리 움직인다. 미국에서도 빠르지만 아시아는 더 빠르다. 유럽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한국의 삶의 스타일과 전혀 다르다. 그런데 그것이 마음에 든다. 인상주의파 화가들의 작품이 밀집되어 잇는 오르세미술관에 자주 간다. 항상 그림 속의 다양한 색들에 경이로운 생각이 든다. 한국 그림은 색채보다 빈 공간이 중요하다. 이것이 시학의 주된 카테고리이다. 연주할 때 이 둘을 조화시키고자 노력한다. 이따금 연주 속에 공간과 호흡에 비중을 두고 간결함을 보여 줄 때가 있고 때론 다채로운 색채를 밀도 있게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이것은 전형적인 아시아인의 멘탈이 아니다. 유럽인들은 자주 이렇게 생각한다. ‘아시아 피아니스트들은 기술적으로 완벽하나 자기 개성과 감정이 없다’. 나는 기술과 시적인 감성 두가지를 혼합하고자 노력한다. 이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Q. 11세부터 피아노를 쳤다는 것이 사실인가?
직업적인 교육으로 따지자면 그렇다. 10세부터 피아니스트가 되고자 시작했다. 그전에는 그저 취미에 불과했다. 한손으로 멜로디를 두드리는 정도였다. 피아노 배우는 것은 바이올린이나 첼로와 달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쇼팽곡은 왈츠 Es-dur op. 18부터 시작했다. 이곡으로 무대에 서기 시작했다. 그 즈음에 바르샤바에서 쇼팽 콩쿠르가 열렸다. 우승자 라파우 블레하츠와 임동혁, 임동민 형제가 3위 입상을 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들은 나의 우상이 되었다.
Q. 한국에서 음악이란?
우리 고유의 클래식 음악은 없다. 유럽에서 생성된 음악을 듣고 연주한다. 피아노는 한국에서 매우 보편적인 악기이다. 부모들은 장차 직업과 상관없이 취미 생활과 교육을 위해 자녀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친다.
Q. 클래식 음악 말고 무슨 음악을 듣는가?
록음악, 팝음악, 강남 스타일. 한국에서 매우 유명하다. 조성진 신드롬 폴란드에서 한동안 식지 않을 전망이다.
※자료출처
- http://wyborcza.pl/1,75475,19078820,konkurs-chopinowski-zwyciezca-seong-jin-cho-gangnam-style.html (가제타 브보르차)
- http://culture.pl/pl/artykul/seong-jin-cho-gdybym-spotkal-chopina-wywiad (포털 컬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