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에서 독일 문화산업을 대표하는 시상식이 두 개나 연달아 개최되어 관심을 받고 있다. 독일 문화부가 주관하는 독일컴퓨터게임상(Deutsches Computerspielpreis)과 독일영화상(Deutscher Filmpreis)이 바로 그것이다.
독일 연방정부는 연방의회의 ‘이니셔티브 2009(Initiative 2009)’에 따라 게임 산업의 협회들과 공동으로 매년 독일컴퓨터게임상을 개최한다. 올해로 5년째를 맞이한 독일컴퓨터게임상은 독일 게임개발자와 제작자에게 동기부여와 재정적 지원책으로 기능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독일 연방정부는 고품격, 문화적, 혁신적, 교육적 게임을 시장에 출시하려고 유도하고 있다.

독일컴퓨터게임상은 총 7개 부문에서 진행되는데, 최고독일게임상(Bestes Deutsches Spiel), 최고아동게임상(Bestes Kinderspiel), 최고청소년게임상(Bestes Jugendspiel), 최고모바일게임상(Bestes Mobilesspiel), 최고시리어스게임상(Bestes Serious Game), 최고브라우저게임상(Bestes Browserspiel), 최고신진컨셉트상(Beste Nachwuchskonzept)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에는 총 21편의 게임들이 수상후보에 올랐으며, 이 게임들 중에서 미디어, 저널리즘, 게임개발, 정책 등의 분야에서 게임 관련 14명의 전문가들이 심사를 담당하였다. 현재, 독일컴퓨터게임상은 문화부가 절반을, 게임협회인 BIU와 G.A.M.E이 나머지 절반을 후원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총 38만 5,000유로가 상금으로 제공되었다.
올해 최고독일게임상에는 ‘다에달릭 엔터테인먼트(Daedalic Entertainment)’사가 개발한 ‘Chaos auf Deponia’가 선정되었다. 올해 수상작들을 공통적으로 살펴보면 독일 문화를 강조하고, 교육적 측면이 부각되는 게임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것은 작년 수상작들이 폭력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서 정부가 수여하는 수상작으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독일영화상은 독일 문화산업 관련 상들 중에서 가장 많은 3백만 유로의 상금을 자랑하는 독일 최대의 영화상이다. 한국에 잘 알려져 있는 독일의 대표적 영화상인 ‘베를린국제영화제’ 금곰상의 경우 국제영화제에 걸맞은 작품과 테마가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반면, 독일영화상은 말 그대로 독일영화에 한정하여 경합을 겨룬다. 한국과 비교한다면 베를린영화제는 ‘부산국제영화제’와, 독일영화상은 대종상 혹은 청룡상과 비슷한 구조로 이루어져있다.
독일영화상은 독일 문화부에 의해 총 16개 부문에서 시상이 이루어진다. 자세히 살펴보면, 작품상으로 금상, 은상, 동상이 있으며, 다큐멘터리상, 아동상, 남녀주연상, 남녀조연상, 감독상, 촬영상, 편집상, 미술상, 의상상, 음악상, 음향상, 극본상, 분장상, 공로상, 인기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작품상, 다큐멘터리상, 아동상 수상작들의 경우 상금의 용도가 정해져 있어서, 상금을 반드시 차기 신규 작품의 제작에 투자해야 한다. 한편, 심사는 독일영화아카데미(Deutsche Filmakademie)의 1,400명의 회원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올해 독일영화상은

독일컴퓨터게임상과 독일영화상을 살펴보면, 각 문화산업을 대표하는 시상식에 독일 문화부가 깊숙이 관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독일 문화부는 두 상에 대한 재정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시상식을 통해 문화산업의 활성화와 독일의 문화정체성 유지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문화에 대한 정부 개입이라는 비판과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각 산업별 여러 단체와 협업함으로써 문화적 자율성을 보장하고 공정성 논란을 회피하는 운용의 미를 살리고 있었다. 한국에서 문화산업에 대한 시상식이 개최되면 으레 제기되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독일 문화부는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두 시상식은 한국 정부에 반면교사의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참고
사진출처: 독일문화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