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는 한국인에게조차 생소할 수 있는 명절이지만, 단오는 설날과 추석에 이은 3대 명절 중의 하나로 그 역사가 상당히 오래된 우리의 전통 명절이다. 수릿날이라고도 불리는 단오는 한국∙중국∙일본 삼국 공통의 명절이기는 하나, 이 날에 관련된 풍습이 서로 다른 만큼 우리 고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명절이기도 하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닥치기 전, 음력 5월 5월 단옷날이 되면 한국의 조상들은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단오맞이 굿을 했으며 그네를 뛰고 씨름을 하는 등 다양한 풍속을 즐겨하였다. 무더위가 일찍 시작되는 인도 뉴델리에서도 때 이른 단오를 즐기는 이들이 있다.

단오풍속체험을 취지로 한 이번 단오행사는 주인도한국문화원이 주최하였다. 가야금 연주와 단오선 꾸미기, 장명루 만들기 등 단오 전통풍속 중 인도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쉽게 할 수 있으면서도 기념품을 가지고 집에 갈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었다. 간단한 한국 간식을 제공하는 한식체험공간도 마련되어 인도인들로 하여금 새로운 미식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전체 프로그램의 첫 순서는 가야금 연주회였다. 김죽파류 가야금산조가 지하 문화체험실에서 울려 퍼지자 실내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섬세한 선율이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장단 위를 뛰어놀 때마다 인도 관객의 입에서는 탄성이 절로 새어나왔다. 뒤이은 장명루 만들기와 단오선 꾸미기 워크숍은 세 반으로 나뉘어 모두가 충분히 시간을 갖고 도움을 받으며 단오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다섯 가지 실로 팔찌를 땋아가는 과정이 쉽지 않아 많이들 헤맸지만 다들 그럴듯한 팔찌를 손목에 차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나갔다. 단오선을 꾸미는 워크숍은 특히 인기가 있었다. 간단히 동양화에 대해 배우고 나비모양 부채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가지면서 참여자들은 한국 문화를 접할 뿐만 아니라 익히고 적용하여 풀어내기까지 하였다.
주인도한국문화원의 행사에서 늘 빠지지 않는 한복체험은 이번 단오행사에도 포함되었다. 남녀노소를 위한 여러 가지 한복이 갖추어져있어 모두가 한복을 입어볼 수 있도록 하는 한복체험은 모든 행사 중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색채가 화려한 인도의 전통복장과 사뭇 통하는 부분이 있는지 인도인들은 한복의 색감에 크게 감동하였다.

늦은 오후에 시작한 관계로 비록 아주 긴 시간동안 진행된 것은 아니었지만 2시간 남짓 동안 한국 전통 단오 풍습을 만끽한 60여명의 인도인들에게 한국은 분명 한걸음 더 친숙한 국가가 되었을 것이다. 국가적 정체성을 배제한 한류가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요즘, 너무 일반성에 치우치기 보다는 특수성을 살려 우리만이 가진 전통을 세계에 보여주는 것 또한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는데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