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Now X Here’ 한국과 영국의 퓨전 아트
분류
5
출처
KOFICE(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작성일
2013-02-21


X란 기호는 흥미로운 점이 많다. 이를테면 X란 것이 수학적인 변수를 나타낼 수도 있고, 혹은 곱한다는 개념이 될 수도 있다. 헌데, 가만 들여다보면 두 가지 다른 성질의 개체가 교차하는 모습 같기도 하다. ‘크로스 오버(Cross Over)’라는 것이다.

이미 현대인의 뇌리 속에 ‘크로스 오버’, 즉 퓨전(Fusion)이란 말이 익숙하게 자리 잡은 것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음악, 패션, 음식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갖가지 다른 문화가 뒤엉키며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걸 이미 십 년도 넘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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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한국문화원에 자리한 전시회 ‘Now X Here’ 역시 한국과 영국의 미묘한 경계에서 퓨전이란 주제를 풀어냈다. 최희성, 상한별, 김대웅, 김진우, 페이 신, 송경화, 원범식, 유진우, 그리고 유혜수라는 9명의 신진 한국 예술가들이 참여한 이번 특별전이 진정성 있는 이유는 그들 모두가 최근까지 영국에서 수학하며 영국 문화 안에서 공존하고 있는 한국인이란 정체성 탓이다. 이들의 작품 속에 투영된 런던은 창조성이 넘치고 활발한 동시에 그 이면에 도사린 외로움과 소외의 이미지들이 자리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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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웅 작가의 ‘사일런스 위딘(Silence Within 2012)’의 경우 이러한 소외, 혹은 고독의 이미지가 잘 나타나고 있다. 동양 아이가 창틀에 앉아 멍하니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와중에 깜깜한 집안의 음습함과 대조적으로 창 너머의 세상은 무척이나 화창하고 따스해 보인다.

 



또 다른 작품인 김진우 작가의 설치 영상 ‘인 원더랜드 (In Wonderland)’ 또한 이러한 고독함의 이미지가 진하게 내재하여 있다. 제목의 아이러니함처럼 런던 시내의 무수히 많은 인파가 스쳐 가는 와중에 1인칭 시점으로 처리된 화자는 누구에게도 인식되지 않는다. 재치 있게도, 지나치는 이들의 프로필이 가지각색으로 화면 속에 뜨지만, 순식간에 사라져갈 뿐 그 어떤 의미도 갖지 못한다. 그러면서 화면은 이내 3인칭으로 바뀌며 마치 전시공간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이들 역시 마찬가지로 무감각하며 어떠한 의미도 갖지 못한 채 이러한 현실을 관망하고 있는 것처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이외에도 송경화 작가의 ‘듀얼 리 티 (Duality)’와 같은 캔버스 유화나, 원범식 작가의 사진 시리즈 ‘아키스컵쳐(Archisculptures)’ 도 무척 인상 깊게 저마다의 시선으로 한국인이 바라본 런던을 풀어냈다. 누군가에게는 희망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고독한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 런던. ‘크로스 오버’란 말처럼, 다양한 감정이 교차하는 전시였기에 애초 예정했던 1월에서 2월까지 연장하며 호평을 받았던 것이 아닐지, 이들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