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력 신장과 K pop의 인기는 한국 음식의 세계화에 있어서도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런 가운데 미국 지성인들이 가장 애청하는 라디오, NPR(National Public Radio)에서 한국의 사찰 음식에 대한 보도를 해 눈길을 끌고 있다. 7월 23일, 아침 시간에 방송되는 뉴스 프로그램 모닝 에디션(Morning Edition)에서 아리 샤피로(Ari Shapiro) 기자는 “정신을 맑게 해주는 사찰 음식(Buddhist Diet For A Clear Mind)”이라는 제목으로 리포트를 했다. 3분 40초 길이의 리포트에서 샤피로 기자는 한국 진관사 선우 스님의 사찰음식과 발효음식 문화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진관사는 전통과 현대가 잘 어우러진 사찰로 조계종 포교사회 산하 사단법인 문화나눔에서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체험 프로그램을 위해 자주 찾는 곳. 선우스님은 이곳 진관사에서 템플스테이 국장을 맡고 있다. 외국인 체험자들은 정갈하게 잘 차려진 사찰음식을 맛보며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체험한다.
샤피로 기자는 여러 종류의 디톡스 다이어트가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인기를 끌다가 없어지는 가운데 한국의 사찰 음식 다이어트의 인기는 변함 없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려 시대에 건축된 진관사는 사찰 음식에 있어서도 1,600년의 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이 사찰 음식이야말로 변하지 않는 디톡스 비법이라는 것이다.
진관사는 높이 솟은 봉우리와 울창한 숲을 배경으로 두 계곡이 만나는 곳에 위치해 있다. 서울 인근 교외 지역의 여러 사찰들은 각기 특성이 있는데 진관사는 비구니 스님들만 계시는 곳으로, 또 사찰음식의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한국 사찰 음식의 명가, 진관사의 선우 스님, 뒤에는 된장을 숙성시키는 항아리들이 보인다>
샤피로 기자 팀이 찾기 전날에는, 미국 부통령인 조 바이든의 아내, 질 바디은(Jill Biden)이 이곳을 방문해 한국의 여성 교육에 대해 한 수 배워갔다고 한다. 하지만 샤피로 기자 팀이 진관사를 찾은 것은 여성 교육이 아닌 사찰 음식 때문이다.
올해로 출가 50년째를 맞는 진관사의 주지인 계호 스님은 이곳에 계신 다른 스님들과 마찬가지로 삭발하고 전통적인 회색 가사를 입으셨다. “사찰음식에 대한 이해 없이 사찰 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음식은 인간의 몸과 마음, 모든 것을 만듭니다.”
샤피로 기자는 진관사에서의 체험을 세세하게 묘사한다. 미닫이문을 지나 작은 방으로 안내되었고 그 안에서 적어도 25가지의 작은 접시들이 상 위에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본다. 25가지 반찬이 한 상 가득 차려진 것은 한국 식탁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일이다.
이곳에서 산사 방문 프로그램을 이끌어온 선우 스님은 사찰 음식의 특징을 “고기나 생선, MSG 가 들어가지 않고 마늘, 양파, 파, 부추, 쪽파 등 오신채도 사용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한다. 이런 설명을 들으면 사찰음식이 정말 밋밋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곳에 차려진 음식들은 저마다 톡 쏘는 맛이 있고 강렬하다. 깍두기, 버섯 전, 양념 두부, 깻잎 튀김, 가늘게 채친 가지와 감자 튀김, 맑은 장국, 그리고 밥 한 공기를 차례로 비우고 난 후 더 이상 먹지 못하게 되자 선우 스님은 샤피로 기자 일행을 장독대로 안내했다.

<연근, 오이지, 양념 두부 등 사찰음식으로 차린 상>
이곳에서 그녀는 장독대에 보관하고 있는 다양한 크기의 항아리들을 보여주며 이것들이야말로 이 절 음식의 맛의 원천이라고 설명했다. 항아리 안에는 여러 된장과 쌈장이 발효되고 있었다. 이 절에서는 된장으로부터 30여 가지의 다른 소스들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항아리들은 하루 종일 뚜껑을 열고 햇볕을 받는다. 이는 숙성 과정에서 아주 중요하다. 항아리에는 20년 이상 숙성된 것, 50년 이상 숙성된 장도 있었다. 장의 냄새는 마치 오래 숙성된 위스키나 치즈처럼 복잡하고 다양했다. 스님들은 짠지 담그기, 발효와 건조 등 전통적인 음식 보관법들을 더함으로써 심플한 요리법에 여러 겹의 향을 불어넣는다.
전 세계 관광객들은 모두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하기 위해 이 절에 모여든다. 우리가 찾은 기간 동안 240명의 방문자들이 템플 스테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그들은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명상하고 디톡스 생활을 실천했다.
계호스님으로부터 사찰의 철학에 대해 한 말씀을 들으며 우리는 매트에 앉아 이 지역 베리로 만든 아이스티를 마셨다. 차에는 멜론과 사각 달달한 후식, 찹쌀에 과일 견과류를 얹은 후식이 곁들여졌다. 스님들은 삭발하는 날,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이런 후식을 드신다고 한다.

<차와 함께 내온 후식들. 스님들은 삭발하신 날 원기를 보충하기 위해 이런 음식을 드신다>

<대표적인 사찰 음식 가운데 하나인 '콩국수'>
계호 스님은 다른 스님들에게 요리하는 것과 공양은 신체적인 수행이자 영적인 수행이라고 말한다. “스님들은 맑은 마음으로 음식을 준비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양념은 우리가 요리에 쏟아붓는 가슴과 마음이라고 봅니다.”
그녀는 이곳의 모든 것이 자연적이라고 말한다. 한국의 다른 곳에서는 금속 젓가락을 쓰지만 이곳에서는 나무로 만든 젓가락을 사용한다. 샤피로 기자는 무례함을 무릅쓰고 질문한다. “스님. 가끔씩 프렌치프라이나 초콜릿이 드시고 싶지 않으세요?”
스님은 웃으면서 대답하신다. “누구나 먹고 싶어 못 견디는 것이 있지요. 그런 게 있을 때는 국수 만드는 것에 집중합니다.” 기사의 말미에 소개한 사찰음식 레시피 가운데 하나는 콩국수(Kongguksu) Korean soybean noodles였다. 밀가루와 물로 반죽까지 해야 하는 고난이도를 자랑하지만 한국의 멋과 디톡스를 실천하고 하는 이들은 도전해볼 만 했다.
